[계약/출간 완료]흔적 기관 - 나는 나를 위해 태어난 가장 명확하고 선명한 옹이

위올라잇

 ** 본 원고는 출판사와 계약 및 간간이 완료되었습니다. **

  


작가의 말 

요즘 시 쓰는 사람이 참 많지요. 우후죽순 시집들이 등장하고요. 저도 그 시인 중 한 명입니다.
등단은 아직이나 늘 시를 씁니다. 그러나 고민합니다. 치열하게 시의 세계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시가 언제나 즐거웠던 것은 아닙니다. 시는 어려운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전 열네 살부터 시를 썼고, 첫 시집을 열아홉에 냈습니다.
그런데 국문학을 전공하게 되고, 현대시에 대해 배우고 나서 몇 년을 두고 그걸 읽다 보니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이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부족해 보였습니다. 내가 쓰는 것이 맞나, 아니 시를 쓰는 데에 맞고 틀리고가 존재하나, 내 시는 읽는 이에게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는 문장들인가.
여러 가지를 아주 오래 고민했습니다. 그러느라 늘 썼지만 한 번도 다시 시집을 내고자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는 나를 위해 태어난 가장 명확하고 선명한 옹이”.

  

작품 소개 

흔적기관은 스무 살 때부터 스물넷이 된 지금까지 해 왔던 시적 고민과 시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엮은 시집입니다.
십 년간 시와 함께 숨쉬면서 시가 곧 제가 되고 제가 곧 시가 되었기에 시에 대해 썼다는 것은 곧 저에 대해 썼다는 말이 됩니다.
서른 편 내외의 시들, 해설 역할을 하는 첫 번째 덧문, 그리고 시를 쓰는 모든 순간에 떠오르는 얼굴들에게 쓰는 편지로 이루어진 소중한 원고입니다.


원고를 쓴 이유

사랑한다는 건 사실 고통이 아닐까 생각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제가 시를 사랑했기 때문에 얼마간 괴로웠을 때에요. 그러나 사랑한다는 것은 사실 오롯한 구원인 듯합니다. 제가 저의 시로 인해 우울로부터 구원받았던 것처럼요.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는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둘은 같은 지점일 때가 많습니다. 이 시들은 읽는 모든 사람이 그 지점을 발견하기를 소망하며 쓰였습니다.
제가 시를 이해하려 힘껏 애쓰고 결국 절망하던 순간, 그러나 도로 사랑하기로 결심하던 순간까지를 이 책에 담아 읽는 이에게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그들 스스로가 자신의 시를 발견하기를. 열심히 미워하더라도 좀 더 아껴주고 끝끝내 사랑해 주기를 바라면서요. 흔적기관은 하나의 대상(시)에 대한 오래된 갈증과 답답함, 묵은 사랑을 차례로 담은 원고입니다.

 

이런 독자분에게 글을 전달하고 싶어요

청소년 이상의 나이대. 어떤 대상에 대한 사랑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경험을 했던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방대하지 않은 분량, 지나치게 어렵지 않은 단어와 문장, 미등단 시인으로서 직접 쓴 해설 겸 덧문. 시에 대한 저의 갈망과 절망의 기록은 시를 사랑하는 사람, 시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더하여 자기가 사랑하는 어떤 대상에게 상처받은 모든 사람에게 울림을 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보여주고 싶은 문장 

나를 이루는 것들은
전부 하늘과 땅 사이의 오랜 황야에서 왔다
허공이라 부르기에는 차 있고 광장이라기엔 빈 곳에서

몸을 비틀어 태동하면 성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지
듣던 음악이 중간에 끊기는 것은 환국을 암시하고
죽창을 꺾어 들고 흔들어도 하늘을 찌르진 못하니
끓는 피들은 기어이 식지도 못하고 죽는다
죽어 전부 위로 올라온다 

순수한 물이라야 증발할 수 있대
그건 조건이거나 특권인 걸까 그렇다면
몇만 년을 두고 말라붙어 온 소금사막에 대해 뭐라고 말할래
나는 저기 쓰러진 고아 같은 흰모래를 한 줌씩 퍼먹으며 자랐다
짜디짠 입안에서 엄마, 아빠, 배운 적 없는 호칭이 울려퍼진다
바다가 되라는 운명을 거부하려 그것들을 내버린
강물들이 전부 위로 올라온다

혁명
가만히 낯선 단어를 발음하면
불타 죽어가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지
진정 마녀라면 손발목을 묶은 줄을 끊고 이리로 올라오세요
그 애는 내가 내민 손을 신나게 비웃으며 재가 된다
연기만 남아 위로 올라온다

그러니까 나는 불 피우지 않고도 더운 피를 가진 채
짠 눈물 흘리는 법을 알고 태어난 당신들의 딸자식이야
평생을 몸 부대껴 왔으나 결코 맞닿지 못할 경계에서
손발톱을 저어기 어디쯤에 박아넣어 찢고 태어난

여기가 허공이든 광장이든
황야라는 것은 변치 않으니 나는 모든 죽음의 결론이야
나를 이루는 건 숨 쉬며 살아 있는 종말들이야

 

- 무덤 꽃 -

   

책이 탄생된다면 

 

흉기로 행인을 협박하여 골목길로 끌고 들어간 뒤에 호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종이를 꺼내어 그 앞에서 자신의 시를 낭독했다던 어떤 강도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그저 누가 들어 주기를 바랐던 거겠죠. 쓰는 것은 너무 쉽고 읽히는 것은 너무 어려운 세상입니다. 시라는 분야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더욱이 저는 등단도 아직인걸요. 미등단 시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여태 혼자 할 수 있는 형태의 절망은 거의 다 해본 것 같습니다.  한때는 얕게 공부한 사람 특유의 고고함으로 가벼이 쓰고 쉽게 출판하는 사람들을 우스워했습니다만, 이제는 읽히고 싶다는 욕구가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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