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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작 글쓰기 공간

작가의 글쓰기 공간. 하루 100자 글쓰기, 하루 한 문장 쓰기로 함께 영감을 나누며 창작의 여정을 함께해요.   :)

오늘의 100자우연에 의한 (part 1)

아마 졸업하기 전, 눈을 못 보겠지

민이, 너를 맞출 일도 없겠네

나는 제주도에 왔어 민아

나중에 너랑도 온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



사실 그렇게 깊은 인연도 아니였지만 나 혼자서 응어리 진 마음을 안고 있는 거겠죠

린은, 한 학년 선배였습니다. 

학교에 처음 간 날, 급식실에서 처음 보았고 아마 선배님들 중 가장 처음으로 얼굴을 외웠던, 이름은 모르는, 그런 선배였습니다.

누구나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외모와 짙은 버건디 후드집업을 입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밝은 갈색 머리와 갈색 눈동자, 높은 코, 짙은 이목구비는 쉽게 그 선배가 혼혈임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1학년들 사이에서는 아이돌처럼 여겨졌던 그 선배는 친구들과 붙인 '케빈' 이라는 별명으로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냥 그게 끝. 우리 사이에는 아무런 접점도, 우연도 없어서 그냥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그 시기에 케빈의 이름이 린이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기장 선배는 린과 친한 것 같았습니다. 

린은 정말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학생회, 동아리, 운동부, 봉사부

그 무엇도 나와 겹치는건 없었습니다.

정말로, 그냥 모르는 사람이였습니다.


2학기 중간 즈음, 동급생 중 한 남학생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이상형을 보게 되는 일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아주 아주 늦게 그 아이를 알게 되었고 그 아이가 인기가 아주 많다는 것도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건' 이였습니다. 

건이는 누구와도 사귀지도, 썸을 타지도 않았습니다.

그건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였고, 한편으론 비참하고 또 한편으론 안도감을 주는 사실이였습니다.


린은 그 시기, 나와 같은 동아리의 선배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린은 매우 행복해보였고 동아리 선배는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린의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습니다.

둘 모두 학생회였고, 춤을 좋아했고, 수업을 같이 들었습니다.

나와 친구들은 그냥 아이돌이 사라졌다는 변화만을 느꼈을 뿐입니다.


건은 하루에 한 번, 연락을 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그의 안부를 묻거나 그가 방과후를 듣는지, 선택과목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정말 짧은 대화가 몇주동안 진행되었습니다.

건의 2학년 선택과목은 나와 같았습니다. 

나는 정보과를 선택했고, 건도 그러했고, 린도 정보과였습니다.

린과 그의 연인도 정보과였습니다. 그리고 11월, 그의 연인의 통보로 연애를 매듭지었습니다.

나중에 선배의 친구를 통해 고3이 된다는 부담감이 그 이유였다고 지나가는 말에 들었습니다.


겨울방학이 되었고, 나는 학교에 2주동안 남게 되었습니다. 

건도 그러했고, 린도 남았습니다.

나와 건은 2학년, 린은 3학년이였습니다.

방과후가 열렸고 약 2주동안 진행된 방과후를 나는 건과 린,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선배들과 함께 들었습니다.

건을 아직 좋아했고, 건과 많이 친해졌고, 결국 건과 가장 친한 여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건에 대한 마음을 접었습니다.


방과후는 린과 나의 첫 접점이였고, 공식적으로 서로를 처음 알게 된 곳이였습니다.

2주 방과후가 끝나고 나는 집에서 남은 겨울방학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1월 셋째 주 쯤, 어쩌다보니 린과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와 가장 친한 선배들은 모두 린의 친구들이였고, 그들과 친한 모습을 보고 린도 호기심이 생겼겠거니, 친한 선배가 한 명 더 생기겠거니 하며 넘겼습니다. 

린과 대화를 하며 린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린은 미국의 대학 입시와 한국 입시를 모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키웠고, 아주 예뻤고, 나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는 고양이 사진을 볼 때마다 좋아하는 나를 위해 고양이 사진을 자주 보내주곤 했습니다.


2월 중순, 린과 연락을 주고받은 지 3주 정도 지났을 때, 오랜만에 학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린의 이야기가 나왔고, 나와 린의 연락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2월부터, 매일 일어나면 연락하고, 공부하다가 시간이 나면 연락하고, 자기 전까지 잘자라는 인사를 하였던 린의 매일같은 선 연락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린이 나의 하루에 깊숙히 들어와 있다는 것을, 어쩌면 린은 그냥 선후배 관계를 생각하는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뒤늦게 눈치챘습니다.

내가 눈치가 없다는걸 처음 알게 되었고, 그리고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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